[망하지말자]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만들지 말자
모바일 게임 <오투잼>을 개발했던, 모모에서의 여러 가지 일화 중 아직도 생각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부끄러운 일이 있다. 31살에 서비스한 게임도 성과를 내고, 큰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으니..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어깨에 뽕이 많이 들어갔을 때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돌이켜보니 그런 것 같다.
회사의 여러가지 일들이 당연히 처음에 계획했던 것만큼 나지 않던 시기로 기억이 나는데,
많은 회사들 또는 대표들의 고민인 지각 문제과 관련된 일화이다.
우리 회사도 상습적인 지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막연히 근태와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낄 때다.
물론, 근태가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여러가지 방향적 문제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이니 직원들 보다는 경영진의 문제였던 것 같다.
어쨌든, 그날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9시가 된 시점에 사무실 앞에서 지각한 사람들을 차례대로 세워놓고 다 출근할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뭔가, 경각심을 줄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일은 두고두고 직원들의 마음속에도 남았을 것일 텐데, 나는 그 시점보다 한참 뒤에 이 일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약간 꼰대 성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 나는 출근 시간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회사와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인데, 그것도 안지키는데 무슨 일을 잘할 수 있냐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요즘 말하는 MZ 꼰대보다 훨씬 더 지독한 꼰대였던 것 같다.
며칠 전 읽은 글에서, 칭찬은 공개적으로, 꾸중은 비공개로 라는 글이 있었는데 그 내용과 비슷하다.
일단, 공개적으로 학생도 그러면 안 되는 다 큰 성인들을 대상으로 저런 식의 일을 벌였다는 것은 리더로서 아주 잘못된 행동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나? 먼저, 지각 대상자들을 스스로 분류를 해보아야 한다. 일은 잘하는데, 아침 잠이 많은 친구인지.. 아니면, 지각을 하더라도 잘못에 대한 인지 없이 습관적으로 지각을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모든 태도가 엉망인 사람인지. 사람마다 이유가 다르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보통 이런 문제에서 회사는 여러가지 액션을 취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공개 공지이다. '지각하지 마라'.. 근데, 회사에 지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몇 프로가 될까요? 많아도 10%가 넘지 않는다. 그중에 반복적인 사람들은 2~3% 될까. 이 비율이 넘는다면 그 회사 자체가 문제가 있는 회사이다. 어쨌든 공지의 방법도 나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각 관련 이슈가 있는 인력들을 세분화해서 구분하고,
팀장을 통해 주의를 시킬 사람과 인사 조치를 취해야하는 사람을 구분한다. 그리고, 해당 인력들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개별 면담을 통해서 그 대상자에게만 강력한 경고를 하고 개선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사실 모니터링도 의미가 없다. 개선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에서 인력을 구하기 힘드니 어떻게든지 개선시켜서 하려고 하는데, 개선이 될 수가 없다. 인사 조치를 하기 위한 프로세스 수준이지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즉, 100명 중에 1~2명의 퇴사 조치를 해야 할 인력 때문에 공지를 하고, 나처럼 늦은 사람들 줄을 세워두고 하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지각을 예로 들었는데, 회사에는 몇몇 서로가 신뢰와 존중으로 가는 것을 어기는 부류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전체에 대해 공지나 제재를 하게 되면 그 사람들 때문에 나머지 전체가 불편해지는 상황이 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일에 대해서 좀 더 세부적으로 케이스를 분류하고, 심한 사람은 전체 공지, 회사의 제도 정비 보다는 그 당사자를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