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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길 손 흔드는 아이들
예전 고등학교 등교길이 그렇게 잘사는 동네가 아니었다.
어느 날 예전과 다름 없이 학교를 가고 있었는데, 내 인생에서 아주 오래 기억될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어떤 아이가 콩나물을 사와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할머니 : 콩나물 사왔어?
아이 : .....
할머니 : 이리 줘봐.. 왜 이렇게 많어! 잔돈은?!
아이 : 여기..
할머니 : 왜 500원 밖에 없어..
아이 : .....
할머니 : (아이 뺨을 후려치며, 철썩~) 내가 300원치 사오랬지.. 언제 500원어치 사오랬어..
순간.. 그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 나도 모르게 멈춰서 있었다.
그냥 머리속을 지나가는 생각은 내 기억에 300원치 사기엔 부끄러워서 1,000원치를 산 기억이 있는 걸로 보아 그 아이도 아침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도 물어보지 않은체 조그만 여자 아이의 뺨을 후려치는 할머니.. 그 아이의 미래가 정말 걱정됐었다. 분명 그날의 그 아이의 기억에는 큰 아픔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수영을 갔다오는 길에 정말 안타까운 장면을 또 하나 보고 말았다.
내 앞에 초등학교쯤 되어 보이는 애기 엄마와 애기가 손을 잡고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는데, 일단 신호등이 빨간색인데 뭐가 그렇게 급한지 길을 건너는 엄마.. 그리고, 중간쯤에서 애보고 달려가라며 등을 밀고..
아이는 길을 건너자 마자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고,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는데.. 그 엄마는 등을 돌린체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스쿨 버스를 탔고 엄마가 간 쪽으로 지나갔다. 난 신호등에 서서 그 엄마를 지켜봤는데.. 그 엄마는 차쪽으로 손한번 흔들지 않았다.
난.. 길을 건너서 손을 흔들었는데.. 등을 돌리고 있는 엄마를 본 그 아이의 표정을 봤다..
어리지만, 얼굴에 갑자기 슬픔이 보였다. 뭐가 그렇게 바빴을까?
내 아이가 길을 잘 건너는지.. 아니, 그 전에 신호등을 함께 건너서 차 타는것까지 보고 손 흔들어 주기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그냥 나의 오해일 지도 모르지만, 그 아이의 표정이 나를 너무 가슴 아프게 했고, 그 아이는 마음 속에 오늘을 담아둘 것 같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 절대.. 아이보다 등을 먼저 돌리지 말자..
절대로..
Double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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