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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에게 결제 수단을 다양하게 해준다는 것은 개발사 입장에서만 좋은 것은 아니다. 부분 유료화가 일반화 되면서 게임 기획자/디자이너들은 게이머들의 동선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특정 시점에 결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아주 미묘하게 디자인해서 넣어는다.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게이머가 '결제를 결정하면,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라는 전제가 있을 떄 가능한 이야기다. 이 전제가 참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결제를 못하는 친구들은 게임 디자이너가 설계해 놓은 재미를 즐길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오투잼이다. 오투잼의 경우에는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음원을 구매해야하는 유료화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게임머니로 구매할 수 있는 곡과 무료곡이 있었기 때문에 초반 논란에 비해서 훨씬 더 가벼운 유료화 모델이었다. 내부 사정으로 많은 유료곡이 대거 투입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당시 오투잼 내부에는 새로운 음원 외에는 사실 즐길 컨텐츠가 전무했다. 그리고, 리듬 게임 특성상 음원의 업데이트는 새로운 게임성의 전부이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자가 획득하지 못한다면, 게임 자체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위 3~5%는 결제를 통해서 지속적인 매출을 내고 있었는데 2004년 5월인가, 2005년 5월인가 KT의 ARS 결제에 주민등록번호 사용 정책이 강화되면서 50% 가까운 매출이 그 시점을 기준으로 떨어져버렸다. 7월 DJMAX와 카트라이더의 출현으로 더 이상 반전은 힘들었다.


두번쨰 이야기로 테일즈런너이다. 테일즈런너의 경우에도 초반 동접에 비해서 나오는 매출은 아주 낮았다. 여러가지 원인을 찾던 중. 해법은 결제에 관련된 것이었다. 특히 '용돈'이라고 불리는 저연령층 친구들에게 100% 권한이 위임된 돈의 결제가 가능하게 한것이었다. 그들에게 권한이 부여된 이 '용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각종 선불카드와 문화상품권을 도입한 순간부터 매출과 동접이 함께 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애플의 원화 결제 도입에 대한 기사 타이틀은 사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타이틀로써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다 싶다. 하지만, 속을 들여보면 아주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첫번째 결제 수단에 장벽이 없는 성인들에게는 편리성을 더 제공해준다는 면이 있고(실제로 이 부분은 그전에도 편했다), 두번째는 아이팟 터치, 아이폰을 활용해서 다양한 게임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10대 사용자들을 실제 매출을 일으키는 사용자로 전환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몇가지를 애플이 더 고려해주어야하는데. 이 문제는 최근 게임에 대한 여러가지 정치적 공격 떄문에 애플의 특성상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의 니즈를 수용한다는 차원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입을 해줬으면 한다. 이 문제는 이니시스에서 프로세스로 해결해 줄도 있는 문제일 것 같다.

바로 테런 때 언급한 '용돈'을 활용한 결제 수단의 추가이다. 10대 층들에게 결제의 장벽을 둬야지 그나마 제재가 되지 이런 장벽마저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막더라도 게임을 할 친구들이 편법을 배우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방법을 활용하게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이런 수단의 도입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10대들의 결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바로 부모에게 자신의 사용내역을 숨기는 것이다. 많이 사용하는 친구든 적게 사용하는 친구든 자신이 게임을 하는데 사용된 돈들을 부모에게 일일이 감시당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부모 입장에서도 '요즘 게임은 놀이이니 기 살릴려면 하게 해줘야지..' 라는 생각에서도 떨어진 성적과 게임 명세서를 보는 순간... '게임 때문이야' 라는 생각을 안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 결론은 아이에게 게임을 하지 못하게하는 명분으로 활용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 때문에 앞서 말한 아이들은 자신의 행보를 숨기고 싶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용돈'을 활용한 빌링 수단의 다양한 도입은 원화 결제 도입로그램 중에 가장 중대한 내용이니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앱스토어 사용료에 관해서 매출 규모에 따라 슬라이딩해주는 정책을 한시라도 빨리 도입해줬으면 한다. 개인 개발자의 경우에는 30%라는 비용에 대해서 충분히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정 이상의 사업체의 경우에는 역활의 관점에서도 저 수수료는 과다하다고 생각하며, 매출 규모에 따른 슬라이딩만 해줘도 훨씬 더 애플 생태계에 사업자들이 많이 뛰어들 것이다. 이런 스토어의 우회 결제를 고민할 때,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게 해준다면... 훨씬 더 진보한 앱스토어가 되고, 사용자도 만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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