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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JTBC가 타 방송사와의 스포츠 중계료 협상에 최종 실패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마음 한구석에 깊은 우려가 스쳤다.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바뀐 상황에서 "저러다 2,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혼자 부담하다가 JTBC가 정말 파산하는 거 아냐?" 하고 걱정했었는데, 불행히도 그 불길한 예감은 오늘날 가혹한 현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종합미디어그룹의 위상을 과시하겠다며 나섰던 중앙그룹의 JTBC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 5곳이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206억 원의 단기 유동화 차입금 미상환이었으나, 진짜 주범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국내 독점 중계권 확보'에 투입된 약 1억 2,500만 달러(약 1,900억 원) 규모의 무리한 투자다. 지상파 3사의 공동협상체(코리아풀)를 이탈하면서까지 감행한 이 단독 베팅은 결국 그룹 전체를 파산 위기로 몰아넣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흔히 오너의 독단적 경영을 두고 무조건적인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곤 한다. 전문경영인 체제만이 선(善)이고 오너십은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은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자본주의 시장의 본질과 한국 경제의 성장사를 외면한 편향된 시각에 불과하다. 주식회사의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경영인은 태생적으로 리스크 회피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수조 원,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미래 투자는 임기가 정해진 전문경영인의 시야로는 결단하기 불가능한 영역이다.

정부의 요구에 등 떠밀리거나 시장의 일시적 흐름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오너의 순수한 확신과 과감한 결단이 대한민국 경제의 신화를 썼던 역사적 순간들이 이를 증명한다. 과거 전 세계가 무모하다고 손가락질하고 내부 실무진조차 만류했던 상황에서, 오너의 확신 하나로 감행했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글로벌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차관을 빌려와 조선소 도크를 파는 동시에 배를 건조해 낸 현대 정주영 회장의 무모해 보이던 직관 역시 국가 산업의 지형을 바꾼 위대한 결단이었다.

결국 문제는 '오너십' 그 자체가 아니라, 오너의 '역량'과 '혜안'이다. 미래의 트렌드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을 갖춘 오너라면, 그의 과감한 결단은 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최고의 무기가 된다. 대규모 투자의 성패는 제도적 절차가 아니라, 오너가 시대를 앞서가는 능력자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중앙그룹의 파산 위기는 결이 전혀 다르다. 반도체와 중공업 신화가 미래 기술 지형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내다본 천재적 혜안의 결과였다면, 중앙그룹의 이번 단독 베팅은 누가 보더라도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는 거리가 먼, 탐욕으로 비롯된 철저히 시대착오적이고 무모한 오판이었기 때문이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들과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과거처럼 온 국민이 TV 앞에 모여 실시간 중계를 보던 시대는 끝났다"고 강력한 경고등을 켜왔다. 뉴미디어 중계권이 파편화되고 시청 행태가 철저히 모바일과 OTT로 이동한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전통적인 TV 본방 광고와 협찬금만으로 회수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미디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읽지 못한 눈먼 고집이었다.

실제로 미디어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 자체로만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위험을 감지한 내부 실무진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지상파 3사에 필사적으로 서브라이선스 재판매를 시도했으나, 타사들조차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거부할 정도였다. 시장의 눈은 이미 저만치 앞을 보며 변화를 대비하고 있었는데, 오너의 시선만은 과거 지상파 독점 중계 시대의 영광에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는 미래를 이끌 역량이 부족한 오너가 무모한 고집을 부렸을 때 기업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다.

오너가 혜안이 아닌 오판으로 무모한 결정을 내렸을 때, 그 혹독한 대가는 결정을 내린 당사자가 아닌 현장의 무고한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주식회사 시스템에서 역량 없는 오너의 독단과 전횡이 가장 잔인하게 작동하는 지점이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앙그룹과 JTBC의 수많은 임직원들이다. 오너의 시대착오적 베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강력한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 임금 동결 및 복지 축소 등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이 실무 노동자들에게 강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경영자의 무능과 오판을 수습하기 위해 묵묵히 현장을 지킨 직원들이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 서게 된 것이다.

피해는 기업 내부를 넘어 미디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JTBC에 콘텐츠를 공급하던 중소 외주 제작사들과 장비·시스템 납품업체, 외주 인력 등 수많은 협력사들은 연쇄 도산의 공포에 짓눌려 있다.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이들이 땀 흘려 일하고 받아야 할 상거래 채권이 전면 동결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읽지 못한 오너의 눈먼 오판 하나가 생태계 하부를 지탱하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통째로 위협하는 파국을 초래한 것이다.

결과가 과정을 증명하는 냉혹한 시장에서, 이번 파산 위기는 오너의 역량 부족을 가리키는 명백한 증거다. 대규모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오너십의 막강한 권한은 오직 미래를 뚫어보는 안목이 뒷받침될 때만 정당성을 얻는다.

이번 중앙그룹 사태는 한국 재계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오너의 독단적 결단이 기업을 살릴 수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역량 부족한 오너의 독단은 그룹 전체를 공중분해 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독약이 된다는 사실이다.

오너 1인의 무모한 전횡이 임직원과 협력사들을 파산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십의 맹목적 주도는 이제 멈춰야 한다. 미래를 보는 혜안이 없다면 그 무거운 결단의 권한 역시 내려놓는 것이 주식회사 오너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김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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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H, 방탈출 등 다양한 아이디어의 게임들이 스팀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데, 물론 망하는 게임이 99.9% 이기도 합니다만, 사용자가 제한적이고 시대가 지난 음악 게임과 오투잼을 가지고, 나름의 프로와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투자하는 시간이 적절한지에 대해 끊임 없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물론 답이 없지만.. 이게 나의 혜안인지. 독단인지..

 

다만,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그 어딘가에는 분명히 답이 있을꺼라는 믿음은 있고, 

성공에는 이런 지지부지한 시련의 시간들이 있고, 가다가 멈추면 안한만 못하다는 스스로의 경험에 조금 더 해보자는 마음이 있긴한데.. 이게 독단과 혜안, 뚝심의 한끝 차이가 아닐지요. 

 

#독단 #경영 #혜안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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